DevSSOM
[중국사] 춘추전국 시대 제자백가 사상 본문
B.C. 722 ~ B.C. 221
춘추전국 시대에는 정치적으로 봉건 질서가 무너지고 사회적으로는 옛 씨족 공동체의 질서가 파괴되어가고 있었다. 엄격한 질서 구분이 사라진 만큼 신분 간의 이동도 자유로웠다. 예전과 같이 혈연적 관계만으로 귀족으로서의 권한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웠다. 결국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은 개인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었다. 한편 전국 시대 군주들은 새로운 정치 환경 아래에서 자신의 부국강병을 도와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국가적 수요가 사회적 신분 질서의 동요와 맞물리면서, 사회 구성원의 대대적인 신분 상승 욕구에 부응할 새로운 지식의 형태가 요구되었다.
아울러 다수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이 민간 차원에서 생겨났다. 대표적인 예로 공자와 묵자의 학단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자유롭게 제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고, 그 제자들은 다시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면서 더욱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국가 차원에서도 이러한 인재들을 양성하였다. 제 선왕이 전국 각지의 유능한 인재들을 모아 직하학궁을 만들어 그곳에서 자유로운 학문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그리하여 매우 다양한 사상이 출현했는데, 그것들을 제자백가라고 부른다. 제자백가 사상 전체의 중요한 특징은 인간 중심 사상, 그리고 합리적인 사상이라는 점이다. 그 이전까지는 신의 권위에 의존하여 지식체계를 만들어왔지만, 이제 점차 자연을 이해하고 그 원리를 파악하면서 합리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으로 사물을 이해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늘을 신과 동일시하거나 신이 살고 있는 곳으로 이해하던 사고에서, 하늘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이들의 궁극적 목적이 정치 참여에 있었다는 것이다. 제자백가 사상은 대부분 자신의 학문을 통해 현실 정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 내용도 정치와 윤리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간 동아시아의사상과 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아시아 사상이 서양과는 달리 종교적인 색채가 상대적으로 적고 현실적인 정치와 도덕을 강조하는 것은 제자백가의 이러한 특징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상으로 유가, 법가, 묵가, 도가가 있다. 유가는 예악과 인의를 중심으로 한 교화를 주장하였고, 법가는 법률에 의한 통치를 확립할 것을 주장하였으며, 묵가는 사치와 낭비를 부정하며 보편적 사랑을 주장했고, 도가는 천지 만물의 근원인 도의 존재와 무위자연을 설파하였다.
유가 사상은 춘추 시대의 공자와 전국 시대의 맹자가 주로 활동했던 산동성 제로 지역이 중심 지역이었지만, 이곳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공자가 정치적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노를 떠나 중원의 여러 나라를 주유했음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그의 후배와 제자들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설파했다. 호북성 일대의 초 지역은 대개 주술적 사유가 강하게 남아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곽점 초간에는 자사 계열의 유가 문헌이 다수 남아 있어, 유가 사상의 전국적 확산을 알려준다. 물론 초 지역이 노자·장자의 도가 사상이 크게 유행한 곳이라는 점은 초의 특성이 담겨 있는 『초사』 혹은 이곳에서 출토된 각종 문헌과 화상 속에 주술적 사유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묵가도 초기에는 상동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하다가 후기로 접어들며 각지로 흩어졌는데, 특히 진에서 활약한 이른바 진묵이 주목된다. 이들은 진의 편호제민지배체제의 운영을 담당했던 핵심 집단으로서, 각종 법령의 제정과 실제 운영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공부 > 교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사] 군현제의 실시와 제국의 형성 (0) | 2013.04.05 |
---|---|
[중국사] 진시황과 한 무제의 순행 (0) | 2013.04.05 |
[중국사] 진의 전국 통일 (0) | 2013.04.04 |
[중국사] 전국 시대 전쟁과 외교 (0) | 2013.04.04 |
[중국사] 전국 시대 각국의 개혁 (0) | 2013.04.04 |
[중국사] 춘추 시대 패자의 회맹 질서 (0) | 2013.04.04 |
[중국사] 서주의 봉건제 (0) | 2013.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