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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1 올해의 헬로루키 EBS 스페이스 공감 Special Live 본문

음악

[공연후기] 2011 올해의 헬로루키 EBS 스페이스 공감 Special Live

데브쏨 2011. 11. 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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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래간만에 공연을 다녀왔다. 근데 그 공연이 헬로루키라 간만에 안구에 고막까지 제대로 정화하고 온 느낌이다. 


 
 5시 쯤에 악스코리아에 도착했는데도 줄 서 있는 사람이 많아서 한 줄 꽉 채우고 두 번째 줄 중간 정도에서 기다렸다. 6시가 되서 티켓박스에서 티켓을 수령하자마자 급하게 안으로 들어가서 또 한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입장.

악스코리아에 입장하는 문이 무대 오른쪽이어서 오른쪽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는 걸 미리 알고 있던 나는 들어가자마자 무대 왼쪽으로 빠져서 앞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다. 게다가 MC석이 무대 왼쪽에 있어서 더 좋았다.

 

 처음 축하무대로 작년 헬로루키로 뽑혔던 <야야>가 등장했다. 야야가 등장했을 때부터 눈이 번쩍 뜨였다! 맨발에 시스루룩으로 등장해서는 독특한 음색의 목소리로 노래부르며 리듬에 맞춰서 돌아다니면서 춤을 추는데 정말 매력적이었다. 첫 무대부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던 것 같았다. 그리고나선 로봇을 컨셉으로 한 무대에 MC로 이승환과 호란이 인사를 하고, 드디어 올해의 헬로루키 후보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올해 헬로루키 결선에는 지난 6개월 간 치열한 경합 끝에 엄선된 7팀이 최종 후보에 올라와 있었다. 첫 번째 후보는 <바이바이 배드맨>.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오른쪽에 있던 스크린에 후보들의 미션으로 주어졌던 CF를 보여줬는데, 무대 슬쩍슬쩍 보면서 CF도 보느라 나중엔 목이 아파서 낑낑대면서 봤다. 빵 터질만한 건 없었지만 깨알 같은 재미가 있는 CF들이었던. 사실 헬로루키에 갔던 건 내가 바이바이 배드맨이 보고 싶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예전에 네이버 온스테이지에서 보고 '어, 괜찮네?' 했던 밴드였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음악이 감칠맛이 도는 게 공연을 보고 싶게 만들더라고. 그리고 이 날 응원도 하게 만든 밴드. 키보드 분의 그루브 제대로 살려내는 연주가 참 맛깔났다.



 두 번째 후보는 <슈퍼8비트>. 흔하지 않은 여성밴드 분들이신데, 외모에 걸맞게 아주 깜찍한 목소리로 귀여운 펑크 록을 하셨다. 그런데 완성도는 좀 부족한 듯. 그리고 두 번째 게스트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장! 두둥! 시원한 욕과 함께 인사를 하길래 처음부터 달릴 줄 알았는데, 축하무대라는 걸 의식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곡은 좀 잔잔한 곡이었다. 다음 노래부터는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또 목마타는 퍼포먼스까지. 아놔, 나 목마타는 걸 너무 많이 봤나봐. 이젠 목마타는 건 당연한거고 좀 더 자극적인 걸 원해ㅋㅋㅋ.



 세 번째 후보는 <잠비나이>. 처음부터 빨간 담요 같은 걸 까는 모습에서 포스를 느꼈다. 크아. 거문고 소리랑 해금 소리가 이렇게 좋을 수가 있는지. 우리 집 근처 경로당에서 매일 밤마다 들려오던 굿거리 장단이 이렇게 힘 있는 사운드로 탈바꿈되다니. 진짜 친구랑 둘이 한동안 넋을 놓고 봤다.



 네 번째 후보 <이스턴 사이드 킥>. 이 훤칠한 청년들이 나오자마자 주변에서 다들 잘생겼다면서 수군수군 댔다. 내가 문학적 이해가 많이 부족해서 그런지, 평소에 이스턴 사이드 킥은 노래 가사가 평범한 것 같지만 예상치 못한 단어들이 꼬여있어서 사실 몇몇 곡은 이해를 잘 못하고 그냥 멜로디로 흘러 듣는 정도였다. 그런데 '다소 낮음'을 비롯해서 좀 이해가 되고(?) 좋아하는 곡들이라 정말 소리 지르며 잘 따라불렀다. 이 날 무대 매너도 안정적이면서 훌륭했다.
 




 다섯 번째 헬로루키 후보는 <최고은>. 그녀의 잔잔하고 나긋나긋한 음성이 그동안 무거운 몸에도 불구하고 뛰고 소리 지르느라 지쳤던 심신을 달래주었다. 흡사 구원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노래를 들으면서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였다. 몽환적이면서도 다양한 악기 편성으로 풍부한 사운드가 느껴지는 무대였다.



 세 번째 축하공연 <가리온>
. 소울 스테디 락커스와 협연으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힙합 쪽에는 정말 무지몽매한 몸이지만, 참 흥겨웠다. 덩실덩실.



 여섯 번째 후보 <일렉트릭 바이저>. 이 팀이 두달 만에 헬로루키 오디션을 통과했다던 바로 그 팀. 이름에 걸맞게 일렉트릭 음악을 보여줬는데, 시원시원한 가창력에 신나는 리듬이 매력적이었다. 뭔가 경험치가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일곱 번째 후보 <페이션츠>. 헬로 루키 공연 시작 때부터 영상에 간간히 나오는 페이션츠의 짙은 눈화장과 쫙 붙는 가죽바지라는 독보적인 외모 때문에 관객들이 환호해왔었다. 후보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밴드라고 하던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즐거운 펑크 락이었다.



 
 후보들의 본 공연이 끝나고, 연말 결선 답게 합동공연이 이어졌다. <Queen>의 'We will lock you'와

<밥 딜런>의 'Knocking on heaven's door' 그리고 '세계로 가는 기차'를 신선하게 편곡해서 모두 함께 공연했는데, 이 공연들이야말로 헬로루키 연말 결선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그리고 MC이자 마지막 게스트인 <이승환>의 공연. 나이를 무색케 하는 '욕정어린' 멘트들로 재치있게 공연을 진행하셨지만, 구력을 느끼게 하는 노련한 라이브로 공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렸다. 승환님 공연은 볼 때마다 사람을 밑도 끝도 없이 흥분시키는 뭔가를 느끼게 한다. 관객들 모두 초토화 되었음을 서로가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승환님 공연이 끝나고 다들 '역시 이승환' 소리가 절로 터져나왔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헬로루키 시상식이 진행됐다. 인기상에 이스턴 사이드 킥, 특별상에 잠비나이. 그리고 대상에...바이바이 배드맨. 사실 바이바이 배드맨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계속 바라고 있었는데 공연 순위가 맨 처음이길래 혹시 못 받는 건 아닌가하고 내심 조마조마했다. 게다가 이스턴, 최고은, 잠비나이 모두 안정된 공연을 보여주었으니까. 흑흑. 앵콜 공연도 좋았다. 모든 밴드들이 부디 내년에 더 좋은 보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공연 내내 언급되었던 국카스텐이나 장기하 만큼이나 영향력 있는 밴드가 되길.




 이 날 5시 부터 11시 넘어서까지 발을 혹사시키고, 집에 돌아갈 땐 우산이 없어 비를 쫄딱 맞고 갔지만...

평소에 보기 힘든 밴드들을 몰아서 한꺼번에 다 보았다니! 저녁은 못 먹어서 배는 못 채웠지만, 감성 쪽으로 새로 생긴 뷔페에서 포식하고 온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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